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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수원화성에서의 삶

[명인열전] 관람 후기

수원에 내려와서 살다 보니, 관심은 있으나 이전에는 어디서 하는 지 몰라서 찾아가 보거나 즐기지 못했던 여러가지 문화행사들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건데요.... 하루에 한 번 또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수원시 관련 홈페이지들에 들어가서 이것저것 뒤져보다 보면 여러가지 행사 소식이 올라와서 그걸 보고 관심 가고 시간 되는 걸 찾아 가게 되는데, 간만에 딱 맘에 들고 꼭 보고 싶은 행사가 있었으니 그게 바로 [명인열전]이었습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신 장인 분들께서 어렵사리, 그것도 코로나 시국에 1시간 여정도의 공연을 해주시는 게 시리즈로 기획이 되어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예매를 해서는 찾아 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수원전통문화관 공식블로그

첫 공연은 가야금산조 및 병창 분야에서의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이신 안숙선 명창이셨습니다.

[이미지 출처]수원전통문화관 공식블로그

공연장인 수원전통문화관 내 건물 사이 조그만 마당을 잘 활용해서 만든 공연장은 정말 예전에 명문권세가에서 잔치를 벌이고는 각 개인별로 주안상 하나씩 꿰차고 음주를 하며 공연을 즐기는 듯한 연출을 해서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하고 세상 둘도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많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정정하시고 폐부를 찌르는 목소리는 정말 너무나도 충격적이면서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명인열전의 다음 회차의 주인공은 대금산조 분야의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이신 이생강 명인이었습니다. 

 

[이미지 출처]수원전통문화관 공식블로그
이 날도 관람객별로 준비된 다과상

무식한 제게는 그냥 피리라고 만 생각이 되는데, 길이에 따라서 명칭도 다르고 또 소리가 다르고.... 단장이라고 하죠, 정말 장이 끊어질 거 같은 고통과 슬픔을 담는 소리부터 정말 경쾌한 소리까지 너무 다양한 소릭와 장단이 있는 것이 정말 귀호강한 공연이었습니다.

 

그 다음 회차의 주인공은 판소리고법(판소리 할 때 고수가 북치는 법) 분야의 국가무형문화재의 예능 보유자이신 김청만 장인이셨습니다.

보통 판소리 등을 하면 명창 분들에게 눈길이 가는데, 여러 국악 공연에서 옆에서 북을 치시면서 메인 공연자와 관객의 흥과 공연장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시는 분이 바로 고수 분들이고 그 연주법이 고법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공연에서는 장인께서는 계속 계시고, 보통 판소리만 고수가 있는 줄 알았는데, 여러 다른 악기의 공연에서도 고수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볼 수 있는 그런 공연 구성이어서 독특하고 재밌었습니다. 

[이미지 출처]수원전통문화관 공식 블로그

아쉽게도 4번으로 끝난 이 시리즈 공연의 마지막은 주인장 세대라면 예전 '쓰리랑부부'라는 코미디 프로에서도 뵈었었던 신영희 장인이셨습니다. 그 코미디 코너에서 찰진 고수 역할을 하셨는데, 실제로는 판소리(춘향가) 분야에서의 국가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이십니다. 그 연세에도 정말 정정하시고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는... 정말 타고나신 재능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을까....

공연 하나하나가 다 멋있고 감동이었지만, 공연장 구성과 매 공연마다 추울까봐, 그리고 코로나라서 관객과의 거리 두기 등에 신경 쓰신 수원전통문화관 분들에게도 너무 감동받은 공연이었습니다.

 

올해(21년)는 불행히도 아직까지는 소식이 없는데, 빨리 다른 명인 분들도 이런 기회를 통해 또 뵐 수 있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