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궁궐활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여러가지 새로운 행사들이 많이 선 보이고 있는데요... 예전에 하던 일반적인 야간개장 외에도 창덕궁 달빛기행과 같은 해설과 특정 테마를 잡은 행사들이 새로이 생기고 있어서 한편으로는 즐겁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걸 신청하기 위해 광클을 해야 하는... 그리고는 실패하면 좌절감을 맛봐야 하는 조금은 슬픈 현실이 ㅎㅎㅎㅎㅎ
어찌 되었든, 몇몇 행사는 예매에 성공해서 이전 글에 쓴 경복궁 생과방 행사도 가 봤고, 이번 글에 쓴 창경궁 야연도 어케든 복 받아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당 예매가 아니라 가족 예매 개념이라, 부모님(어르신) 1분과 동반가족 최대 3명으로 해서 총 4명까지 참여하는 행사라고 했는데, 솔직히 제 이해력이 딸려서인지 행사 안내문만으로는 이해를 못해서 따로 행사 안내처에 전화해서 따로 설명을 들었드랬습니다.
인터넷 예매를 하고 나니, 행사를 진행하시는 담당자 분께서 전화하셔서 예매한 저부터 일단 확인하고, 그 날 행사를 직접 참여하시게 될 어르신 한 분의 인적사항과 대략적인 키와 체형을 묻고, 그리고 어르신이 행사에 참여하는 동안에 도와줄 수행가족 1인의 인적정보, 그리고 나머지 동행할 가족의 인원수와 인적사항을 물으시더군요. 나중에 들어보니 이 행사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를 위해서 벌인 생일 연회를 재해석해서 부모님들을 모셔, 해당 생일 연회에 참석한 기로대신과 정경부인으로 직접 참여하시고, 나머지 가족분들은 그 연회에 가족으로서 추가 참석하는 개념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보니 혹여라도 거동이 불편하신 부모님을 옆에서 돌봐 줄 수행가족 1인까지 해서 미리 행사장에 오고 나머지 1~2인의 가족은 나중에 행사 시작 시간에만 맞춰 오며 되는 행사였습니다. (실제로 부모님, 가족 관계가 아니라서 예매 취소가 되신 분도 있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저 같은 경우에는 장모님을 모시고 마나느님과 함께 행사에 참여했는데.. 이 행사가 너무 궁금해서 예매자이지만 저는 나중에 행사에만 참석하는 동반가족이고 장모님이나 마나느님이 실제 행사에 참여해서 일찍 가야하지만... 저도 처음부터 따라가서 비는 시간에는 창경궁을 돌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창경궁에 도착할 때 즈음 행사 진행하시는 스태프 중 한 분으로부터 참석 여부를 재확인 받았고, 창경궁 주차장에 도착해서는 정문인 홍화문 앞에 가니, 이번 행사에 참석하시는 분들을 안내하는 안내 데스크가 별도로 준비되어 있더군요. 여기에서 예매자인 저와 저의 신분증, 그리고 가족관계증명서를 통해서 저와 제 가족들의 가족관계 여부를 확인하고는 코로나 때문에 접종정보를 QR코드를 통해 확인하고 체온 측정 후에 입장을 했습니다. 아 그리고, 실제 행사 참여자인 어머님, 그리고 수행가족인 마나느님, 그리고 동반가족인 저에게 각각 다른 색깔의 팔찌(밴드)를 채워주고는 내관 복장에 청사초롱을 든 안내 가이드 분의 인솔을 받아서 창경궁 안으로 입장했습니다.
홍화문 안으로 들어가서는 옥천교를 건너지 않고 오른쪽으로 돌아서는 행사장인 통명전을 향해 가는데, 행사장을 안내하는 안내 표지판도 있고... 이미 통명전 안은 행사 진행을 위한 무대(?) 준비가 다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통명전과 양화당 사이부터 해서 통명전 뒤로는 행사 진행을 위한 운영본부와 참여하시는 어르신들별로 준비된 대기실로 사용되는 천막들이 설치되어 있더군요. 장모님과 마나느님은 팔찌로 확인한 뒤 대기실로 입장했고, 그때부터 저는 행사가 실제 시작되는 시간까지 창경궁을 배회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장모님을 따라 들어간 마나느님이 찍어준 사진들으 보니, 일단 장모님은 이번 행사에 생일 맞이한 정경부인 중 한 명이 되시는 것이라, 그에 맞게 한복으로 환복하고 또 머리도 첩지머리로 세팅을 하시고 메이크업까지... 이 모든 건 다 행사 진행 측에서 준비한 메이크업 아티스트랑 헤어 디자이너 분들이 도움을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준비 시작하는 시간이 오후 5시인데 행사 시작이 7시 넘어(실제 시작은 7시반인데 입장 등 사전 작업은 7시부터 시작)인지라 간단하게 궁중음식으로 준비된 도시락과 다과, 음료들을 제공 받아서 식사까지 하셨다고 하더군요. (안내문에 있긴 했지만, 직접 본 게 아니라 전해들은 얘기로 글을 남깁니다. ^^)
원래 일정대로라면 리허설도 하고 하는데, 10월 20여일부터 시작되어서 우리 가족이 참가한 시점은 행사 끝나기 바로 전날이라서 리허설은 없고, 좀 더 자유시간이 주어지다 보니, 환복과 화장과 머리 세팅까지 다 끝내시고 식사를 끝내신 장모님이 잠깐 바람을 쐬러 대기실을 나와 창경궁 내전과 편전 권역을 돌아다니시기에 춘당지에 가 있다가 호출 받고 와서는 해가 지기 전에 장모님이 정경부인으로 변신한 모습을 제 사진기에 하나 남겼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지고 행사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장모님과 마나느님은 다시 대기실로 돌아가고 저는 그냥 통명전 앞에서 죽치고 앉아 있었는데... 야간 개장이 진행되는데 접근 가능한 영역이 많지 않고, 통명전에 조명이 켜져 있다 보니 많은 분들이 지나가다가 와서는 이래저래 관심을 보이시더군요.
행사 시간이 시작되니, 일단 참여자인 어르신들이 차례대로 나오셔서 전각 안으로 들어가 자신들이 앉으셔야 하는 자리를 확인하시고는 위 사진의 일월오봉도 좌우 뒤쪽의 무대 뒤 대기실로 들어가셨습니다. 그리고는 수행가족들이 들어와 각자의 어르신 뒤의 자리에 가서 앉고, 그리고는 동반가족들도 미리 행사 진행 측에서 배정해 둔 전각 바깥쪽 방석 자리에들 앉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부끄럽긴 한데, 장모님 사진을 찍고 싶어서, 원래 배정된 자리 말고 장모님 맞은 편 자리를 달라고 떼를 써서 T.T 처음에는 원래 자리로 가서 앉았지만, 나중에 자리가 남아서 행사 진행 측에서 신경 써 주셔서 바로 위 왼쪽 사진의 왼쪽 앞 방석자리에 앉아서 보는.... (행사 진행 요원분들, 죄송하고 고마웠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실제 행사-축하 연회가 시작되었습니다. 사진에 담지는 않았는데, 전각 밖에는 꽤 많은 일반 관람객 분들도 서서 구경을 하셨네요. 어찌 되었든 행사는 아래 사진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약 30여분의 본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행사 주최 측에서 모셔온 사진작가 분이 열심히 어르신들의 사진들을 찍어주셨습니다. 행사도 즐겁게 즐기고, 나름 장모님 사진도 찍었지만 카메라가 고물이라 건진 사진은 얼마 되지 않네요. 어쨌든 행사가 끝나고는 행사에 참여한 어르신별로 가족 단체사진을 찍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덕(?)에 가족 사진도 가장 먼저 찍게 되었는데, 행사 진행하시는 분들이 아주 부드럽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셔서 즐겁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러고는, 장모님이 다시 환복을 하며 헤어디자이너 분의 도움을 받아서 첩지머리도 풀고, 그리고는 설문조사도 해서 제출하고는 행사를 마쳤습니다. 아 마지막에 행사 참여 선물로 아래의 예쁜 지갑도 사람수만큼 받았네요.
행사의 주제가 '효'였던만큼, 저도 장모님을 모시고 마나느님과 이 코로나 시국에 어디 가기도 힘든데 이런 궁궐 속에서 하는 행사에서 뜻깊은 시간도 가지고, 또 행사 중에 찍은 사진과 행사 후 가족사진을 별도로 액자와 원본으로 받게 되는지라 너무 좋았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사를 진행하시는 분들, 연출감독님부터 진행요원 전부 다 모두 너무나 친절하고 말씀도 이쁘게 해주셔서, 오히려 중간에 제가 너무 이것저것 무리한 부탁을 드렸던 게 너무나 부끄러울 정도였습니다. 의미도 깊고, 좋은데 진행하시는 분들의 열정과 또 참여객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도 좋아서, 기회만 되면(제 예매실력이 보장만 한다면), 장모님도 한 번 더, 그리고 본가 부모님도 모시고 또 오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뜻 깊은 행사가 계속해서 궁궐활용 프로그램으로 지속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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