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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수원화성에서의 삶

[2024힐링폴링]#19 2024 정조대왕능행차 재현 행사 <수원화성문화제>

수원화성문화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멋있고, 대규모이고, 또 의미있는 행사는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행사인데요. 원행을묘정리의궤에 기록된 정조의 1795년 화성으로의 8일간의 행차 중에서, 한양 창덕궁에서 수원 화성으로 이동하는 이 대규모 행렬을 당시 도화서에 소속되었던 김홍도, 김득신 등에게 명을 내려 기록한 것이 바로 <정조대왕 화성행행 반차도>입니다. 그 반차도에 의거해서 이를 재현하는 행사인데요. 코로나 이전에는 서울, 시흥, 안양, 의왕, 수원, 화성 등의 여러 지자체가 공동으로 해서, 실제로 화성 융건릉까지 가는 행렬을 순서대로 재현하는 걸 각 지자체가 순차적으로 이어서 재현을 했는데요. 코로나 이후에는 어찌 된 건지, 같은 날에 그냥 각자가 동시다발적으로 재현 행사를 하는 바람에 뭔가 의미가 퇴색된 듯 하기도 하고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워 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어찌 됬든 개인적으로는 2022년에 처음으로 관객으로서 장대비 속에서도 무려 사전행사부터 5시간 이상 관람을 했었었구요. (관련글 #1, #2) 이 행렬에 직접 참여하고 싶었는데, 작년에는 재현 행렬은 아니고, 재현 행렬 뒤에 자유로이 참여하는, 그러나 복식은 같이 입는 걸로 해서 능행차를 함께 걸으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맘대로 찍고 즐기던 체험을 했었는데요. (관련글)

올해에는 작년처럼 인터파크에서 체험 행렬을 모집하는 게 아니라, 구글 폼 같은 형태로 재현 행렬에 참여할 사람을 '수원문화재단' 공지로 올라와서 이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작년에 봤던 재현 행렬에 참여했던 분들이 뭔가 지역 단체들에게 협조 공문을 통해 모은 게 아니라, 이런 형태로 진행이 되었던 거였더군요. 그리고, 올해는 작년과 같은 체험 행렬은 외국인 대상으로만 열리게 되어서, 내국인이 참여할 방법은 이 재현 행렬 중 하나로 참여하는 것 빼고는 없었는데.. 내년은 어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재현행렬에 참여하는 인력 대상으로 2번의 사전 교육이 있었고, 거기에서 보니 이번에는 전국 단위로 모집해서 수원 뿐만이 아니라 경남이나 전남에서도 오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행사 당일 진행 내역에 대한 사전 안내를 듣고 질의 응답을 하고는 사전 교육을 마쳤었습니다. 

그러고는 행사 당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종합운동장에 모이기 시작해서, 11시 반까지 집합을 해야 했습니다. 작년에는 2시까지만 가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재현 행렬의 일원이다 보니 아침 일찍 모이더군요. 가는 길에 이미 행차 관련해서 교통 통제가 시작되었고, 종합운동장 옆에는 행차에 사용될 가마나 기물들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운동장에는 이미 많은 분들이 와 있었습니다. 

참가 지역 또는 형태에 따라 구분된 리셉션으로 찾아가서는, 도착 여부를 확인하고는 행렬에서 맡게 될 역할과 그에 따른 복식을 지급 받고는 역할과 위치에 따라 배정된 천막으로 가서는 거기서 옷을 갈아입고는 행차가 실제 출발하는 4시까지 대기를 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텐트 안에는 텐트에 배정된 그룹이 들고 갈 기물들이 배역 번호에 따라서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이 날 제가 맡은 역할은 청연군주의 가마를 호위하는 협연군 중 한 명이었습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가지고 있는 반차도와 비교해 보니, 정확하게 행렬 대형이나 구성이 그 때 행차와 일치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제 복식과 기물을 똑같이 들고 있는 캐릭터는 안 찾아지더군요. 가장 비슷한 게 아래의 반차도 그림 내의 인물이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에는 점심 도시락이 제공되었었고, 또, 원하는 사람에게는 수염 분장을 해주어서, 저도 어차피 모든 게 경험인데 한 번 해 보자 싶어서 수염을 붙여봤는데... 이게 풀을 먼저 바르고 그 다음에는 털을 붙이고, 그 다음에는 그 털로 수염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위와 전기면도기로 다듬는 작업을 하더군요. 뭐, 그래도 수염을 붙이니 정말 행차에 참여했던 옛 사람 같아 보여서 개인적으로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점심 이후에는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서, 행차 중에도 비가 내릴까 걱정을 했는데, 그나마 행차 중에는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실제 행차 대열과 위치에 대해서는, 당일 현장에서 설명을 해주고 바로 투입이 되는 거여서, 2시 반부터인가 텐트 밖으로 나와서 현장감독이나 스태프 분들의 지시에 따라 팔찌에 있는 코드번호대로 기물을 받고 위치에 서게 됐는데요... 솔직히 이 부분은 각 텐트에 해당 텐트의 대열/배치도를 붙여 놨으면, 우왕좌왕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진 않았을 거 같아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운동장 내부에서 다 준비가 되지 않아서, 운동장 밖 출발 대기할 때 다시 정리를 하고 하면서 앞의 다른 그룹과의 거리 이런 것도 정리가 안 되서, 결국엔 두 그룹이 거의 붙어 다니는 아쉬움도 좀 있었구요. 

어찌 되었든 시간은 되어서 4시가 되어 맨 앞의 사물놀이패부터 해서 행차 재현은 시작되었고, 저희도 운동장 앞에서 대기하다가 실내체육관을 돌아서는 실제로 거리에 나가 행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행사 때는 자유 체험단이라 걸으면서 사진도 찍고 했는데, 이번엔 실제 능행차 속 캐릭터이다 보니, 휴대폰 소지는 가능하나 나눠 준 주머니에 넣고 이를 옷 안에 숨겨서는 걸어가다 보니 사진 같은 걸 찍진 못했네요. 꽤나 많은 분들이 작년과 마찬가지로 구경 나오셨는데, 그런 분들 중에서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주신 분 덕에, 제가 지나가는 장면이 찍힌 걸 하나 건지긴 했네요. 

행렬이 종합운동장에서 장안문, 행궁광장을 거쳐 연무대 앞까지 오고 나서는 마치게 되었고, 연무대 앞에서 기물만 먼저 반납하고, 준비된 버스를 타고는 다시 종합운동장에 돌아와서는 원래 옷으로 갈아입고, 입었던 복식은 반납하고... 그리고는 참가 기념품을 받고는 집으로 왔습니다. 한 번은 자유 체험으로, 한 번은 정말 행차 재현 인력으로 참여해서, 또 하게 되지는 않을 거 같은데, 두번째 하니 참여자로서 더 아쉬운 부분이 보여서 그런 게 개선되었음 하는 마음과, 다른 분들이 많이 많이 참여해서 좀 더 내년에는 더 성대하게 치뤄줬음 하네요.

이렇게 이번 61회 수원화성문화제의 각종 행사에 참여한 후기들을 모두 마칩니다. 그럼 내년에....는 다른 지역의 축제를 갈지도 모르지만, 일단 이렇게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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