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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around/대~한민국

[조선왕릉축전 01]동구릉 야별행

한양 도성 내의 5대궁과 종묘에서는 '궁중문화축전'이 봄가을로 진행되고, 10월 첫 주에는 제가 사는 수원에서는 수원화성문화제가 있어서, 이 기간이 겹치는 다른 조선 관련된 축제가 있지만 계속 못 가봤는데요. 이번에는 기간도 조금 다르고 해서, 가 보기로 하고, 가장 궁금한 행사를 예약하고 참가해 보았습니다. 그 행사는 바로 조선왕릉 이곳저곳에서 진행되는 '조선왕릉축전'이라는 행사인데요, 각 왕릉 별로 각기 다른 행사도 하고, 같은 주제로 유사하지만 각자에 맞춰서 조금씩 달리하는 행사를 하는데, 저는 일단 왕릉을 밤에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일단 '동구릉 야별행'이라는 행사를 예약 신청했습니다. 

일정보다 미리 도착해서 동구릉을 관람 시간이 끝나기 전에 좀 돌다 보니 조선왕릉축전 관련한 낮 시간에 진행되는 행사들이 마무리 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바퀴 돌고 나오니, 동구릉 관람시간이 만료되어서 입장하는 곳이 문이 닫히고, 그렇게 조금 더 기다리니 이제 동구릉 야별행 행사를 참여하러 오시는 분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그렇게 참가자 확인을 하고는 행사 참여를 위한 여러가지를 나눠주더군요. 정말 걸어보니 진짜로 찰흙같은 어둠이었는데, 이를 걷기 위해 청사초롱을, 그리고 야광으로 빛을 내는 블루투쓰 헤드폰을 줘서 안내 가이드의 목소리도 듣고, 또 참가자가 어딨는지 확인도 하는 용도로 활용하더군요. 

참가자가 다 오고 시간이 되니 이제 닫혀 있던 동구릉의 입장 게이트가 열리고, 일단은 어두운 길을 청사초롱의 불빛에 기대어 재실 앞 광장으로 가니, 이 날의 행사 가이드인 건원릉의 석양(^^)으로 분장한 분이 기다리고 계시더군요. 

그렇게 재실을 출발해서는 가장 먼저 만나는 수릉에서 살아 생전에 왕이 아니었으나 사후에 추존되어 들어오신 분들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들은 후에는 바로 이어지는 곳에 있는 현릉에 도착해서는 정자각 쪽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에서는 일단 조선왕릉의 여러가지 구조에 대해서 정자각 건물에 쏘아진 슬라이드 영상을 보면서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고는 현릉에 모셔진 문종과 현덕왕후, 그리고 그의 아들인 단종에 관한 그림자극을 잠깐 관람했습니다. 저는 별도의 그림자극을 하는 분이 계시는 줄 알았는데, 석양이 변사 겸 인형을 움직이고 하는 역할을 하고, 참가자 중 2명을 정해서 구조물 그림자 역할을 시키더군요. (^^) 내용은 다 아는 단종애사와 관련한 내용이었습니다. 

현릉에서 나와서는 다시 산책길을 따라서는 태조가 안장된 건원릉으로 가는데, 갑자기 전화벨이 울리더니, 석양이 전화를 받고는 통화를 시작하더군요. 석양을 애타케 찾은 이는 바로 건원릉에 아버지를 찾아 온 태종 이방원(의 역할을 하신 배우)이었는데요. 도착해 보니 아버지에게 절을 올리고 있더군요. 그러고는 일어나서는,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건원릉이 있는 언덕에 쏘아진 영상을 보면서 관람을 했습니다. 

건원릉에서 영상을 보는 것을 마치고, 또 간단한 영정을 보면서 임금을 맞추는 퀴즈도 하고 (철종 영정을 맞췄음 ㅋㅋㅋㅋ) 나서는 다시 발길을 돌려서는 휘릉 앞에서 잠깐 스트레칭을 하고는 영조가 있는 원릉으로 갔습니다. 여기에서는 사도세자와 영조의 이야기를 하면서, 가슴 아픈 사연이라고 했는데... 그러고는 사도세자가 걸어와서는 독무(홀로 춤사위)를 하는 걸 관람했습니다. 

원릉에서 사도세자를 보고 나서는 계속 이동을 해서는 숭릉 앞에 있는 연지로 이동했습니다. 여기에는 조명을 통해서는 마치 반딧불이 엄청 있는 것 같은 미디어아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잠깐 관람을 하는데, 이 동구릉에서, 아니 조선왕릉에서 가장 윗어른인 태조...를 연기하시는 분이 나와서는 이런 저런 얘기를 하고, 같이 사진도 찍고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렇게 연지에서의 마지막 이벤트를 하고는 다시 발길을 돌려서는 출발지였던 재실로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석양과의 작별 인사를 하고는 동구릉 야별행 행사를 마쳤습니다.

어두운 밤길에 걷느라 조금 위험할 수도 있지만, 동선이나 사전 점검을 잘 해서인지 큰 이슈는 없이 무탈하게 행사가 진행되었고, 낮에 걷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더 걸려서 약 2시간 정도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상당히 알찬 느낌이었습니다. 한 2개의 왕릉만 있는 곳에서는 하기 어려운 여러 왕릉이 모여 있는 동구릉이라 할 수 있는 특색 있는 행사라 더 좋았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참가해보시면 꽤나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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