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하는 길에 점심 식사를 한 이후에, 고양을 지나 파주까지 버스로 이동하는데, 이게 버스로 들어가도 되는 길인가 싶을 정도로 구불구불 좁은 길로 들어가더군요. 정식 주차장도 잘 안 보이는 곳에 갑자기 철조망 앞에 내리더니, 철조망 사이 잠겨 있던 출입구를 열어서는 처음으로 간 곳이 영조의 친어머니이자, 숙종의 후궁이었던 숙빈 최씨의 신도비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신도비란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어떤 일을 했는지 기록해 놓는 곳인데요, 이 행사에서 이후에 갈 소령원이 숙빈 최씨의 묘이다 보니 그 근처에 이렇게 신도비가 따로 존재하더군요. 평소에는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는데, 이번 행사 때문에 특별히 열어줘서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신도비를 보고 나서는 다시 숲길을 따라서, 조금 올라가니 이번에는 가는 길 오른 쪽에 수길원이 있더군요. 여기는 영조의 후궁이자 영조의 첫 아들이지만 어려서 사망한 효장세자의 친어머니인 정빈 이씨의 묘인데요.... 뭐랄까 죽어서도 시어머니 옆이 있다니 좀 안 됐다는 생각도.... 현재, 여기는 재정비 중이어서 최근 홍살문도 다시 지어졌다고 하던데 암튼 다른 왕릉에 비해서는 많이 비어 보이긴 했습니다.
그렇게 수길원을 보고는 다시 내려와서 숲길을 걸어서는 소령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영조의 친어머니라는 게... 확실히 왕이 되지 못한 아들을 둔 정빈 이씨와는, 시어머니인 숙빈 최씨는 많이 다르더군요. 권역도 넓고. 뭔가, 멀리서 봤을 때는 마치 왕릉 같았습니다. 솔직히 작년에 갔던 단경왕후의 왕릉인 사릉보다도 더 커 보이는 느낌도 있더군요.
정자각을 지나서, 묘역을 또 올라가는데 올라가는 길에 보니 중간에 표석이 있는 정자가 2개나 있더군요. 첫번째는 '숙빈최씨소령묘(淑嬪崔氏昭寧墓)'라고 1744년(영조20년) 8월에 처음 이 묘역이 생겼을 때 세워졌던 표석입니다. 그 뒤에 영조가 1753년에 어머니에게 화경이라는 시호를 내리면서 묘도 '원'으로 격상시키면서 세워진 표석이 하나 더 있는데, 거기에는 '조선국화경숙빈소령원(朝鮮國和敬淑嬪昭寧園)'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그리고 묘역에 올라가면 현재의 표석이 ‘조선국후궁최씨지묘(朝鮮國後宮崔氏之墓)’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이 소령원도 묘역이 재정비 중이라서, 저희가 찾아갔던 날도 그 공사가 계속 되고 있더군요.
그러니까 이 왕릉천행에서는 왕후는 아니지만, 왕의 어머니들이었던 후궁들의 신주를 모시는 사당과 실제 안장된 묘역을 다 들러본 것인데요. 이 왕릉천행의 주인공이 되는 숙빈 최씨로 보면 사당은 칠궁 내의 육상궁이 되는 거고, 묘역은 소령원이 되는 거죠. 임금의 경우에는 사당은 당연히 종묘이고, 묘역은 왕릉이 되는 거구요.
이렇게 왕이 아닌 왕실 사람들의 사당과 묘역을 살펴 보는 왕릉천행을 잘 즐기면서 마무리 했네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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