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 즉 왕실의 사적인 공간에서도 첫번째가 왕의 침실인 강녕전(康寧殿)이 남쪽(정문쪽)에 자리잡고 그 뒤에는 행각이 나오는데요. 원래 경복궁이 지어졌을 당시에는 강녕전의 양 옆에 있는 경성전과 영생전이 창덕궁의 희정당 이후 건물들처럼 다 복도건물로 이어져 있었다고 하는데, 흥선대원군에 의해 재건되었을 때, 건축물 구조가 바뀐 거 같다고 하네요.
윗 사진에서 보듯이 교태전(交泰殿)은 강녕전처럼 가로로 아주 긴 건물에다가 단독 건물인 강녕전과 달리 함홍각(含弘閣)과 원길헌(元吉軒)이 각각 서쪽과 동쪽에 이어진 구조로 되어 있네요. 창이 열려 있는 교태전 서쪽방과 동쪽방은 온돌로, 왕비가 서쪽방에서 대기하다가 왕이 동쪽방에 오면 이동한다고 한 걸 어디서 본 기억이... 교태전에 이어진 원길헌을 지나 행랑(?) 사이 문을 나와 다시 북쪽으로 이어진 건물을 타고 돌면, (이 건물은 건순각(健順閣)이라고 합니다) 교태전 뒤편의 작은 정원에 해당하는 아미산이 나옵니다. 불그스름한 육각 굴뚝과 그 뒤에 있는 꽃들을 보면서, 구중궁궐의 외로움을 그나마 달래지 않았나 싶네요.
참여하기로 한 행사 시간이 다 되어가서, 교태전 뒤 아미산 굴뚝과 후원을 보면서 서쪽으로 다시 둘 중 북쪽에 위치한 흠경각(欽敬閣)과 남쪽에 위치한 함원전(含元殿)이 교태전을 바라 보며 지어져 있습니다. 흠경각은 세종대왕께서 장영실 등에게 천문을 관측하라며 머물게 한 왕실 내 천문관 같은 곳이었고, 함원전은 아직 백성들과 왕실 사람들이 불교를 믿고 있을 때에 왕실 내 불교 행사를 지냈던 곳이라는 기록이 있다네요.
바삐 자리를 이동하면서도 전각 추녀 위에 있는 어처구니들에 눈이 끌려 찍은 사진 하나를 남기며 또 그럼 다음 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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