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후원 특별관람은 창덕궁과 창경궁을 오가는 함양문 옆으로 난 길로 들어가면서 시작합니다. 특별관람이 아니면, 출입이 통제되어서 아래 사진처럼 바리케이트가 설치되어 있네요. 그 너머로 단풍이 알차게 참 아름답게 펼쳐져 있네요.
인터넷으로 예약할 때는 20명이었는데, 당일 현장 예매와 합쳐져서 50명은 족히 되어 보이더군요. 그렇게 50명이 한 분의 가이드를 따라 가는데, 솔직한 얘기로 경치는 너무 아름다운데, 수학여행 가듯이 우루루 몰려 가서 다들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으니, 풍경을 제대로 사진에 담을 수가 없어서(같이 가신 분들이 사진 속에 막 나오는.....) 그런 부분은 좀 아쉽더군요. 뭐, 나올 때 설문조사에 의견을 쓰긴 했는데, 반영이 될지는 모르겠네요. ㅎㅎㅎㅎ
가이드 분에 따르면 후원 관람은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는데, 이 날의 코스는 부용지-애련지-관람정-옥류천-연경당 순서로 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간단한 창덕궁과 후원에 대한 소개를 한 후에 바로 출발했죠. 일정이 빠듯하다보니 가이드 분이 아주 발걸음이 빠르시더군요. 지난 번의 희정당 가이드 분도 걸음이 참 날래시더니.. (^^)
그 빠른 걸음을 따라가면서 열심히 찍었는데, 그래도 사람들이 별로 안 나온 사진을 골라봤는데.... 미세먼지가 심했음에도 단풍은 참 아름답게 후원을 가득채웠더군요.
출발지에서 빠른 걸음으로 한 5~10분 걸어 오르막길-내리막길을 걸어가니 첫번째 장소인 부용지(芙蓉池)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영화당(暎花堂)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정조대왕이 후원의 10개 절경을 뽑은 상림십경(上林十景)에서 그 9번째가 영화시사(暎花試士)라고 하여, 영화당에서 과거 시험 보는 선비들의 모습을 뽑으셨다고 하는데요... 아래 사진의 부용지 반대편 쪽으로 원래는 춘당대라고 해서, 지금은 창경궁과 가르는 담으로 가로막혔지만 원래는 춘당지까지 이어지는 넓은 광장이라 과거 시험을 치르곤 했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영화당을 바라보며 내려오니 영화당 왼편에 부용지(芙蓉池)와 그 일대 전각이 나오더군요. 현재는 부용지 주변만 돌 수 있고, 나머지 전각들로는 접근이 통제되어 있습니다. 원래 인조가 궁 안에서 뱃놀이를 하려고 만든 연못인데, 현재처럼 꾸민 것은 정조 임금이시라네요. 여기에 자신과 규장각 소속 신하들이 책을 보고 공부하는 도서관 및 공부방 용도로 만든 전각들이었다고 하네요. 진짜 예전에 고시 공부한다고 산속 암자로 가던 그런 분위기를 궁궐 속에서 느낀다고 할까요. 단풍이 든 주변과 그 단풍과 전각들이 부용지에 비춰서 보이는 모습은 정말 천하절경이더군요.
길 따라 내려오면 보이는 부용지 너머로는 가장 위쪽의 규장각 건물로 사용되었던 주합루(宙合樓)가 있고 그 왼쪽에는 서향각(書香閣)으로 그 이름에서 보듯이 책 향기가 나는, 즉 책이나 그림들을 보관하고 또 말리는 그런 용도로 사용했던 전각이라고 하네요. 그 뒤로 또 희우정(喜雨亭)과 천석정(千石亭)이 있다는데, 아쉽게도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부용지에서 주합루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일반적인 궁궐 내 돌담이나 벽돌압이 아닌 취병이라고 하는 나무 뼈대에 덩굴로 담을 만든 구조물이 있어서 특이했습니다. 그리고, 그 취병 중앙에 어수문(魚水門)이 있는데, 임금과 신하는 물과 고기처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뜻에서 붙였다고 하네요. 근데 가운데 큰 문은 임금만 지날 수 있고, 양 옆의 작은, 성인 키보다도 작은 문은 신하들이 지나는 문인데, 그 문을 지나려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혀야 했다고 하네요. 하나가 되자고 하면서 굳이 그렇게 ㅎㅎㅎㅎㅎ
부용지를 따라 좀 더 들어와 보면 숲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부용정(芙蓉亭)이 보이더군요. 연꽃을 형상화했다는데, 실제로 전각의 일부는 수상누각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안내 이후에 약 10분 정도 주어진 시간 동안에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찍었는데, 역광이라 못 쓰는 사진들이 너무 안타깝네요.
이렇게 눈으로 카메라로 부용지의 아름다운 모습을 담으면서 그렇게 10분을 보내고는 다음 장소로 이동을 했네요.
그럼 후원의 다음 장소부터는 다음 글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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